반 힐레의 수학 학습수준 이론

By | December 6,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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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덴탈에 의하면 수학 학습 과정은 사고 수준간의 비약이 이루어지는 불연속성이 중요한 특징이다. 다라서 학생들이 수학 학습을 통해서 수학화 과정을 재발명하도록 한다는 것은 사고 수준의 비약이 가능하도록 적절한 교수학적 조치를 취해 가면서, 점진적으로 안내해 가는 것을 의미한다. 프로이덴탈의 학습 수준 이론은 그가 수학을 현상학으로 분석하는 과정에서 인류의 학습 과정과 개인의 학습 과정에는 동형성이 있다고 본 관점에 기인하는 것이며, 이는 반 힐레의 학습 수준 이론에 의해 입증되고 더욱 명백해졌다고 볼 수 있다.

반 힐레의 학습 수준 이론은, 반 힐레가 중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하던 중, 교사인 자신이 형식적 추론을 열심히 지도함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을 분석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반 힐레는 연역적 추론이 학생들에게 자연스럽게 발생하지 않는다는 관찰 결과를 토대로 연역적 추론에 대한 신중하고 체계적인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학생들의 기하적 사고 수준을 분석하였다.

(1) 기하 학습 수준

반 힐레에 의하면 기하 학습에는 다섯 수준이 존재하며, 각 수준에는 독특한 언어 구조가 있어서 서로 다른 수준에 있는 사람끼리는 의사소통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따라서 기하 교수에서의 주된 문제는 교사가 학생에게 가르치는 수준과 학생들의 수준의 차이로부터 발생한다. 즉 교사는 자신의 수준에서 학생들에게 설명하는데, 학생들은 교사의 수준보다 낮은 수준에서 사고하기 때문에 교사의 설명을 이해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하여 반 힐레는 교사가 학생들의 수준을 파악하고 학생들의 수준에서 지도할 것을 권고하였다. 다시 말해서 교사는 학생의 수준에서 풍부한 사고를 유발시켜야 하며, 학생들이 다음 수준으로 진행해 나가도록 지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 힐레는 제 1수준에서 제 5수준가지의 기하 학습 수준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 제 1 수준은 시각적 인식의 수준으로서 이 수준의 학생들은 전체적인 모양새로 도형을 인식하며 도형의 성질에 주목하지 않는다. ‘이 도형이 왜 정사각형일까요’라는 질문에 대해 이 수준의 학생들은 ‘정사각형처럼 보이니까요’라고 대답한다. 학생들은 도형을 시각적 전체로 인식하며 따라서 시각적 이미지로서의 도형을 정신적으로 표상할 수 있다. 그러나 학생들은 도형의 성질에 주목하지 않는다. 즉 도형은 그 성질에 의해 결정되는 데도 불구하고 제 1 수준의 학생들은 도형의 성질을 인식하지 못한다. 시각적 인식 수준에서의 사고의 대상은 시각적으로 ‘같은 모양’으로 인식되는 여러 모양이다. 예컨대, ‘이 도형은 마름모이다’라는 문장은 ‘이 도형은 내가 마름모로 부르도록 배웠던 것과 같은 모양이다’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제 1 수준의 시각적 사고의 마지막 산물은 도형의 성질에 대한 분명한 인식에 근거한 도형의 개념화이다. 학생들이 제 1 수준인 시각적 수준에서 제 2 수준인 분석적 수준으로 이행하는 동안, 시각적 대상으로서의 도형은 그 성질들과 결합하기 시작한다.
  • 제 2 수준은 기술적․분석적 인식 수준으로서 학생들은 도형의 성질에 주목하며 도형의 성질을 분석할 수 있다. 학생들은 시각적으로 지각되는 모양을 분석함으로써 도형의 성질을 알게 되고 결과적으로 도형의 성질에 의해 인식하고 특정 짓는다. 학생들은 도형을 전체적으로 바라보지만 시각적 형태로서가 아닌 성질의 집합으로서 고려하게 되며, 시각적 이미지는 배경으로 물러나게 된다. 따라서 각 도형은 그 도형을 특정 짓는 데 필요한 성질들의 집합이 된다. 예컨대 마름모를 네 변의 길이가 같은 도형으로 생각하게 되며, ‘마름모’라는 용어는 ‘마름모라고 부르도록 배웠던 성질의 집합’을 의미한다. 그러나 학생들은 도형들 사이의 포함 관계를 모호하게 인식하며, 도형에 대한 개인적 특성화에 의해 포함 관계를 거부하기도 한다. 이 수준에서의 사고 대상은 성질의 집합으로서의 도형이다.
  • 제 3 수준은 관계적․추상적 인식 수준으로서, 도형의 성질이나 도형 자체가 논리적으로 정렬된다. 학생들은 개념에 대한 추상적 정의를 형성하고, 개념의 성질에 대한 필요조건과 충분조건을 구분하며, 기하 영역에서 논리적으로 논쟁하기도 한다. 도형의 성질의 일부는 도형의 정의로 채택되고 나머지 성질은 논리적 방법으로 정리되며, 학생들은 여러 도형 사이의 관계와 한 도형의 여러 성질 사이의 관계를 이해한다. 학생들은 도형들의 성질을 정렬함으로써 도형들을 위계적으로 분류할 수 있고 자신들의 도형 분류를 정당화하기 위하여 비형식적 논증을 제시한다. 예컨대, 이 수준의 학생들에게 있어서 정사각형은 마름모인 동시에 직사각형이고 평행사변형이며 사다리꼴이다. 이 수준의 학생들은 다양한 성질을 발견함에 따라 그 성질들을 조직할 필요성을 느낀다. 한 성질은 다른 성질의 전제가 된다는 것을 인식하는 논리적 사고는 연역적 추론을 향한 첫 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학생들은 연역적 추론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하며, 연역적인 체계 전체를 파악하는 정도에는 이르지 못한다. 이 수준의 학생들에게 연역적 추로는 소규모로 또는 국소적으로 파악된다. 예컨대, 학생들은 사각형이 두 개의 삼각형으로 분해될 수 있고 한 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180˚이므로, 사각형의 내각의 합이 360˚이라는 사실을 이끌어 낼 수 있다.
  • 제 4 수준은 형식적 연역 수준으로서, 연역의 의의가 전반적으로 이해된다. 학생들은 기하학의 이론 전체를 구성하며 전개시키는 공리적 방법의 의의를 이해하게 된다. 학생들은 공리적 체계 내에서 정리를 확립할 수 있으며, 무정의 용어, 공리, 정의, 정리 사이의 논리적인 차이점을 인식한다. 또한 학생들은 연역적 추론을 이해하며 형식적 증명을 구성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학생들은 ‘제시된 조건’의 결과로서의 결론을 논리적으로 정당화하는 일련의 명제를 만들어낼 수 있다.
  • 제 5 수준은 엄밀한 수학적 수준으로서, 대상의 구체적 성질이나 그 성질들 사이의 관계의 구체적 의미가 사상된다. 즉 여러 가지 구체적 해석을 떠나서 발전하는, 여러 수학 체계에 대하여 형식적으로 추론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 수준에서는 모델을 참고하지 않고 기하를 연구할 수 있으며, 공리, 정의, 정리 등의 문장을 형식적으로 다룸으로써 추론할 수 있다. 다양한 공리 체계와 논리 체계에 대한 논의의 가치를 이해할 수 있으며, 다양한 수학 체계 안에서 가장 엄밀한 방식으로 추론할 수 있다. 이 수준에서는 기하학의 이론이 추상적인 연역적 체계로서 구성된다. 수학적 구조를 잘 이해하며, 구조에 관한 고차원적 수준의 명제를 정당화할 수 있는 등 전문적인 수학자의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추론의 결과는 공리적인 여러 기하 체계들을 확립하여 정련시키는 동시에 유클리드 기하, 비유클리드 기하와 같은 여러 가지 기하 체계를 비교하는 것이다.

반 힐레에 따르면 시각적 수준과 분석적 수준의 학생들의 추론은 도형을 확인할 때 상당히 다르게 나타난다. 시각적 수준의 학생들은 관찰에 근거해서 판단한다. 판단에는 아무런 이유가 없으며 단지 그렇게 볼 수 있기 때문에 판단할 뿐이다. 분석적 수준의 학생들에게 있어서 시각적 이미지는 판단의기초가 되지 못한다. 예컨대 다소 불완전하게 그려진 마름모 그림이 있다 하더라도 학생들은 그림을 그리는 사람의 의도는 모든 변의 길이가 같게 그리는 것을 확신하고서 그림에 별로 동요되지 않는다.

분석적 수준에서 도형이 성질의 모임으로 고려되면, 그 다음에는 한 도형과 다른 도형의 관련성이 결정되고 반성될 수 있다. 여기에서 초보적인 형태의 결합적 함의가 나타나게 되며, 이로부터 제 3 수준의 사고가 시작된다. 제 3 수준의 관계적 수준에서는 명제 A와 B 사이의 연결, 즉 A와 B 사이에 어떠한 관계가 성립하는가가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는데, 명제들간의 연결과 더불어 관련성으로 충만한 ‘관계망’이 구축된다.

이러한 관계망을 구성하기 위해서, 즉 한 도형의 여러 성질간의 관련성과 여러 도형간의 관련성을 맺기 위해서는 명제들을 조직해야 한다. 명제들을 조직하기 위한 기술적技術的 언어가 발달함에 따라 관계망의 본질적인 아이디어에 대해 다른 사람과 의사 교환하는 것, 즉 추론하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 명제들의 조직화를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서의 추론이 비형식적이고 국소적인 수준에서나마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한 도형의 여러 성질 사이의 관련성이나 여러 도형의 성질들간의 관련성을 구축하려는 필요성이 생길 때, 비로소 국소적인 규모에서나마 연역적 추론, 즉 증명의 필요서이 생긴다. 따라서 관계망 없는 추론은 불가능하며, 제 3 수준에서의 관계망 구축은 제 4 수준에서의 연역적 추론의 필연적인 전제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제 4 수준의 형식적 연역적 추론에서는 학생들은 지켜야 할 제한조건들에 대하여 무엇이 제한조건이고 그러한 제한조건이 형식적 추론에서 어떻게 적용되는가를 이해하지 못한다. 제 4 수준의 연역적 추론에서 느끼는 이러한 어려움은 우리나라 학생들이 중학교 기하 단원에서 증명을 배울 때 느끼는 어려움과 같은 맥락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반 힐레는 이와 같은 기하 학습 수준 이론을 확대하여 일반적인 수학 학습에 대한 수준을 제 1 수준부터 5 수준까지 순서대로 시각적 수준, 서술적 수준, 국소적인 논리적 관계를 파악하는 수준, 형식적 논리를 파악하는 수준, 논리적 법칙의 본질을 파악하는 수준으로 제시하였다. 반 힐레는 학교 수학에서는 주로 제 2, 3, 4 수준을 다루게 되지만 시각적 수준도 학교 수학의 토대로서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2) 기하 학습 수준 이론의 특징

반 힐레의 학습 수준 이론의 특징은 다음과 같이 크게 다섯 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1. 사고는 상대적인 수준이 있는 불연속적인 활동으로서 수학 학습에서 하위 수준을 통과하지 않고 상위 수준에 도달할 수 없으며, 수학적 사고는 모든 수준을 순차적으로 거쳐서 발달하게 된다는 것이다.
  2. 모든 학생들이 같은 속도로 각 수준을 통과하는 것은 아니며, 수준의 이행은 적절한 학습 지도에 의해 촉진될 수도 있고 부적절한 지도 때문에 지연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 수준에서 다음 수준으로의 발달은 아이나 신체의 성숙보다 교육의 내용이나 방법에 더 많이 의존한다.
  3. 더 높은 수준에서는 낮은 수준에서의 행동이 분석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전 수준에서는 사고의 수단이었던 것이 다음 수준에서는 사고의 대상이 되며, 전 수준에서 암묵적으로 이해된 개념이 그 다음 수준에서는 분명하게 이해된다. 제 1 수준에서는 주변 사물이라는 대상을 도형이라는 수단에 의해 파악하며, 제 2 수준에서는 도형이라는 대상을 도형의 성질이라는 수단에 의해 사고하며, 제 3 수준에서는 도형의 성질이 사고 대상이 되고 그러한 도형의 성질을 명제라는 수단으로 파악한다. 제 4 수준에서는 명제가 사고의 대상이 되고 논리를 수단으로 그러한 명제들을 파악하며, 제 5 수준에서는 논리 그 자체가 연구의 대상이 된다.
  1. 각 수준이 그 자체의 언어적 상징symbol과 그 상징들을 연결하는 관계 체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수준의 상승은 언어의 확장과 관계된다.
  2. 서로 다른 수준에서 추론하는 두 사람은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 이것은 교사와 학생 사이에서 자주 발생하는 현상이며 학습 지도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이와 같이 반 힐레는 수학의 학습 과정을 수준 이론으로 설명하면서, 전 수준에서의 사고의 수단이 다음 수준에서는 사고의 대상이 되는 사고의 비약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관점은 수학을 현상이 그것을 정리하는 수단인 본질로 조직되고, 그 본질은 다시 현상이 되어 새로운 본질로 조직되는 끊임없는 재조직화의 과정인 수학화로 규정한 프로이덴탈의 관점과 일맥상통한 면이 있다고 할 수 있다.

(3) 교수․학습 단계

반 힐레의 학습 수준 이론의 가치는 학생의 사고가 어떤 수준에 있는가 하는 학생 사고의 층별화層別化보다는 교수를 위한 처방에 있다. 반 힐레에 따르면, 한 수준에서 다음 수준으로의 발전은 생물학적 성숙이나 발달에는 거의 의존하지 않으며, 교수․학습 과정에서의 교육 내용과 방법에 더 많이 의존하는 바, 교사는 학생들의 수준의 발전을 촉진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교사는 한 수준에서 다음 수준으로의 이행을 어떻게 촉진시킬 수 있는가? 반 힐레는 이에 대해 각 수준 안에서 교수를 계열화하기 이한 교수학적 수단을 처방하였다. 반 힐레는 학생들이 한 수준에서 다음 수준으로 발전하도록 교사가 어떻게 지도할 것인가에 대해 다섯 단계와 이루어진 교수․학습 과정을 제시하고 있다.

  1. 질의․안내 단계에서는 교사와 학생 사이의 대화를 통하여 새로운 학습 주제를 소개한다. 학생은 제시된 자료와 필요한 논의를 통해 탐구할 분야에 친숙해지기 위한 활동을 하면서 앞으로 공부할 과제의 방향이 무엇인지 배운다. 교사는 학습할 주제에 관한 학생의 선행지식이 무엇인지를 파악하여 학생이 새로운 주제를 이해하도록 도움을 주고 질문을 하며 관찰을 수행한다.
  2. 안내된 탐구 단계에서 학생은 신중하게 계열화된 활동을 통해 새로운 학습 주제의 특징에 익숙해진다. 학생은 교사가 제공하는 자료를 통해 학습 주제를 탐구하면서 그 진행 방향을 감지하고 탐구 분야의 구조를 점진적으로 파악한다. 교사는 학습 주제를 탐구하는 활동에 학생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도록 하기 위하여 조심스럽게 설명해 나간다. 이때 교사의 역할은 학생의 행동을 적절한 탐구로 이끌면서 학생 활동을 지시하는 것이다. 여기에서의 대부분의 활동은 특별한 반응을 유도하는 단일의 단계 과제이다.
  3. 발전․명료화 단계에서 학생은 교사의 개입이 최소인 상태에서 자신의 개념화와 어휘를 정련시킨다. 이 단계에서는 안내된 탐구 단계에서 익숙해진 새로운 과제를 표현하는 활동을 통하여 그것을 명확히 하며 전문적인 용어를 학습한다. 학생은 예전의 경험과 교사로부터 얻은 최소한의 힌트를 토대로 탐구 분야의 구조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표현하며, 관계 체계를 형성하기 시작한다.
  4. 자유 탐구 단계에서 학생은 문제해결적 성격을 갖는 보다 복잡한 가제에 도전하게 된다. 학생은 여러 가지 해결 방법을 찾아봄으로써 탐구 분야의 구조에 정통하게 되며, 그 과제를 완성한 후에 공부한 그 영역 안에서 스스로 자신의 나아갈 바를 정해서 새로운 관련성을 찾는다. 학생은 다중 단계의 과제나 여러 가지 방식으로 완수될 수 있는 과제와 접하면서 자신만의 방식을 찾는 경험을 하게 되며, 그럼으로써 탐구 대상 사이의 많은 관계들이 학생들에게 더욱 명확해진다.
  5. 통합 단계에서 학생은 자신의 관찰을 재검토하고 요약하며, 대상과 관계의 새로운 그물망을 형성하기 위해 그 도안 배운 새로운 개념과 관련성을 통합한다. 결국 학생은 탐구 활동을 개관하여 전체를 조망하게 되면서 사고 수준의 비약에 이르게 된다. 교사는 전혀 새롭거나 자연스럽지 못한 아이디어를 내놓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학생이 이전의 활동을 반성하고 관찰한 것을 명료하게 정리할 수 있도록 전체적인 개관을 제시하면서 돕는다.

이와 같은 교수․학습 단계를 통해 수준의 비약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일방적인 설명이 아니라 학습자 스스로의 탐구 활동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반 힐레의 교수․학습의 다섯 단계를 집적 교수에 적용하는 데 있어서, 교사는 학생들의 필요에 따라 몇 시간 동안을 계속하여 특별한 단계에 머무를 수도 있고, 또한 여러 단계를 몇 번이고 되풀이할 수 있다.

(4) 피아제의 이론과의 비교

반 힐레의 학습 수준 이론의 주요한 특징은, 수학적 사고 활동이란 경험의 세계를 단계적으로 조직화하는 활동이며, 한 수준에서 경험을 정리하는 수단이 새로이 경험의 대상으로 의식화되어 그것을 조직화하는 활동이 이루어지게 되면서 그 다음 수준으로의 사고의 비약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피아제의 반영적 추상화라는 학습 심리 이론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아제는 수학적 사고가 행동과 조작의 일반적 조정으로부터의 추상화, 곧 반영적 추상화에 의해 구성된다고 보고 있다. 반영적 추상화는 아동 자신의 행동이나 조작의 보다 높은 수준에의 반사와 그에 대한 반성이라고 하는 분리할 수 없는 두 요소로 이루어지며, 반사와 반성의 교대를 통하여 보다 세련된 내용이나 형식을 지향하는 끝없는 순환 과정이다. 즉 반 힐레와 피아제는 인지적 발달 과정은 나선적 교대 과정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되며, 이 과정을 반 힐레는 ‘수단의 대상화’로, 피아제는 ‘반사와 반성의 교대’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우정호에 따르면, 반 힐레가 ‘구조 개념은 행동으로부터 나오며 행동에 내재하여 분석과 명료화에 의해 보다 높은 사고 수준에 이른다’고 지적한 데에서 명확히 드러나는 바와 같이, 수학적 사고의 행동적 기원에 대한 해석에서, 그리고 수학적 사고 수준의 항존성을 가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피아제와 기본 입장을 같이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클레멘트와 바티스타는 반 힐레의 학습 수준 이론과 피아제의 학습 심리 이론이 공유하는 것으로서 ‘복잡한 체계로 조직되는 비언어적 지식의 발달분만 아니라 자기 자신의 지식을 활동적으로 구성하는 학생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으며, 이렇듯 활동에 의해 조직되는 체계를 피아제는 쉠으로, 반 힐레는 ‘관계망’으로 나타내었다고 보고 있다. 한편 두 이론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다음과 같은 것을 지적하고 있다. 반 힐레가 강조하고 있는 것은 내용에 관한 것으로서, 관계망이 충분히 형성되었을 때 더 높은 사고 수준으로 진전하므로 기하에서 논리적으로 추론하는 능력은 그 내용에 고유한 지식의 양과 조직화의 정도에 달려 있고, 따라서 교수․학습 과정이 수준의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보고 있다. 반면에 피아제에 따르면 어떤 논리적인 조작은 그것이 적용되는 내용과는 독립적으로 발달하며 이러한 조작을 통해서 새로운 수학 지식이 세워진다고 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를테면, 피아제의 이론에 따르면, 아동이 직사각형과 정사각형의 정의를 안다면, 그 학생은 모든 정사각형은 직사각형이라는 사실을 연역하고 내면화할 수도 있으며 그 결론은 연역에 의해서 아동의 인지 구조에 통합되는 새로이 창조된 지식이다. 반면 반 힐레에 따르면, 두 도형의 정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그 사이의 관계망이 충분히 형성되고 난 후에 두 도형간의 포함 관계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반 힐레의 수준 이론을 반영하여 증명 지도를 한다면, 학생들 스스로 증명에 대하여 많은 시간을 들여 사고해 보는 시간이 주어져야 하고, 증명을 도입하기 이전에 학생들의 사고를 수준 3에 이르게 하기 위한 충분한 교수․학습 활동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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